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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Life, Her Art — They Painted Their Lives

그녀들은
자기 삶을
그렸다

그림 속에 담긴 한국 여성 화가의 목소리

SCROLL

우리는 왜 그들을
화가보다 다른 이름으로
기억했을까?

여성 화가의 이름 앞에는 대개 다른 이름표가 먼저 붙는다. 신사임당을 떠올리면 왜 화가보다 율곡의 어머니가 먼저 생각날까? 나혜석에게는 이혼한 신여성이라는 말이 따라붙고, 박래현은 오랫동안 김기창의 아내로 소개되었다. 천경자는 작품보다 미인도 사건으로 기억되며, 윤석남에게는 늦깎이 주부 화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 말들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들이 어떤 그림을 그렸고, 어떤 생각으로 자기 예술을 만들어갔는지를 알기 전에 — 가족관계와 사건부터 기억한다.

1장 신사임당 · 어머니 2장 나혜석 · 이혼 3장 박래현 · 아내 4장 천경자 · 사건 5장 윤석남 · 늦깎이

이 책이 하는 일

그림은 이들에게
단지 아름다운 대상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었다.

— 서문, 「그녀들은 자기 삶을 그렸다」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세상이 붙여놓은 이름과는 다른 이름을 남기는 방법이었다. 이 책은 그 익숙한 기억의 순서를 조금 바꾸어보려는 데서 시작했다. 어머니 신사임당이 그림도 잘 그렸던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던 신사임당이 어머니로도 살아갔다고 말해보는 것이다.

누구의 어머니와 아내였는지를 묻기 전에, 먼저 어떤 그림을 남긴 화가였는지를 살펴본다. 사건과 소문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가 세상에 던진 질문과 자기 손으로 만든 세계를 바라본다.

Five Names, Five Questions

다섯 명의 이름, 다섯 개의 질문

오백 년의 시간차를 두고 살았던 다섯 화가. 재료도, 시대도, 결혼과 가족을 대하는 방식도 저마다 달랐다. 그러나 이들의 삶에서는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 작품이 이름 뒤로 밀려나고, 성취보다 사생활이 먼저 이야기되는 장면이.

Chapter One · 1450–1504


사임당

만들어진 어머니,
지워진 화가

“우리는 왜 그를 화가보다
어머니로 먼저 기억할까?”

지갑을 열면 신사임당이 보인다. 오만원권 앞면, 옅게 웃는 여인. 그러나 ‘신사임당은 화가였다’라는 서술은 어쩐지 어색하게 들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초충도 병풍의 이름 맨 앞에는 낯선 한 글자가 얹혀 있다 — 전할 전(傳). 그렸다고 전해지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서명도, 낙관도 없는 그림 위에 오백 년간 ‘어머니’라는 이름만 겹겹이 쌓였다.

지갑 속의 얼굴‘전(傳)’이라는 한 글자안견 다음이라 불린 화가발문이 다시 쓴 생애다시, 오만원권 앞에서

Chapter Two · 1896–1948


혜석

세상이 감당하지
못한 자화상

“여성의 욕망과 실패는
왜 더 가혹하게 심판받는가?”

나혜석이라는 이름에는 대개 뒷이야기가 먼저 따라온다. 이혼한 신여성, 스캔들의 주인공, 무연고 병동에서 죽은 여자. 같은 시대, 같은 일로 이름이 오르내린 남자들은 곧 잊혔지만 여자의 이름만 백 년을 갔다. 파리에서 그렸으리라 짐작되는 자화상 한 점 — 짙은 어둠 속에서 화가는 오직 얼굴과 손만을 밝게 남겨 두었다. 보는 눈과 그리는 손, 그것만은 지우지 않았다.

몰락이라는 이름표파리에서 그린 세 장의 그림「이혼고백장」이라는 질의서마지막으로 그린 몸돌아온 얼굴

Chapter Three · 1920–1976


래현

아내라는 이름 뒤의
독자적 언어

“누군가를 돕는 삶과
자기 세계를 세우는 삶은
함께 갈 수 있는가?”

박래현이라는 이름을 꺼내면 짧은 침묵이 돌아온다. 그래서 설명이 하나 따라붙는다 — 운보 김기창의 아내. 그러나 그는 한 해에 대통령상을 두 번 받은 화가였고, 청각장애가 있는 남편의 통역자로 지낸 새벽마다 몰래 자기 화면을 만든 사람이었다. 회화와 판화, 태피스트리를 넘나들며 마흔아홉의 나이에 다시 유학을 떠난 손이 있었다.

이름 앞에 붙어 있던 말들종이학을 쥔 손한 해에 두 개의 대통령상마흔아홉의 유학생내가 통역하느라 잃어버린 말

Chapter Four · 1924–2015


경자

자기 작품을 판별할
권리를 빼앗긴 화가

“왜 여성의 말은
더 오랫동안 의심받는가?”

천경자라는 이름을 대면 그림보다 사건이 먼저 떠오른다. 미인도, 위작 논란, 자기 그림을 자기 그림이 아니라고 한 화가. 예순일곱 해를 화가로 살았고 열여덟 권의 수필집을 낸 문필가였음에도, 1991년의 넉 달이 그의 이름을 대신했다. 화가 자신이 “내 그림이 아니다”라고 한 말은, 제도 안에서 얼마만큼의 무게를 가져야 했을까.

사건이 먼저 오는 이름뱀을 쓴 여자그림이 곧 자서전이었던 사람어떤 법정도 판단하지 않은 것작가의 말은 어떤 증거인가

Chapter Five · b.1939


석남

지워진 여성들의
족보를 다시 그리다

“늦은 시작은
정말 늦은 것인가?”

윤석남이라는 이름 앞에는 대개 나이가 먼저 붙는다 — 마흔 넘어 붓을 든 사람, 늦깎이 화가. 그러나 정해진 것은 ‘제때’가 아니라 그것을 정한 시간표였다. 열 개의 손을 가진 어머니를 그린 뒤, 그는 나무 위에 이름 없이 사라진 여성들의 얼굴을 하나씩 세우기 시작했다. 지워진 계보, ‘Erased Lineage’ — 다시 쓰는 족보다.

마흔에 시작한다는 것열 개의 손버려진 나무 위의 어머니족보라는 장부지워진 것은 다시 쓸 수 있다

한 문장으로 돌아오면

여자의 이름이 지워지는 방식은 저마다 달랐다 — 어머니라는 이름에 덮이고, 스캔들에 덮이고, 남편의 이름에 가리고, 위작 시비에 삼켜지고, 늦었다는 판정에 눌리고. 그러나 그 지워짐은 어느 것도 운명이 아니었다. 전부 누군가의 손이 한 일이었다.

손이 한 일은, 다른 손이 되돌릴 수 있다.

Author

류미선

평생 그림 그리는 삶을 꿈꾸었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붓 대신 글로 사람의 삶과 시대를 그린다. 협동조합과 사회연대경제 현장에서 활동하며 여성의 활동과 관계, 자립의 문제를 가까이에서 바라봤다.

삶의 전환기를 지나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살아가는 과정에서, 여성의 이름과 목소리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기록되고 지워지는지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 질문은 한국 여성 화가들의 삶과 작품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녀들은 자기 삶을 그렸다』는, 오랫동안 그림을 꿈꾸었던 사람이 다섯 여성 화가의 삶을 문장으로 다시 그려낸 책이다.

Two Ways to Read

전자책과 종이책,
두 가지로 만나보세요

화면으로 가볍게 넘겨도 좋고, 책등에 손을 얹고 한 장씩 넘겨도 좋다. 다섯 화가를 만나는 방식은 두 가지다.

그녀들은 자기 삶을 그렸다 전자책 표지

E-book

전자책

언제 어디서나 화면 하나로 다섯 화가의 이야기를 이어 읽는다. 부크크를 통해 즉시 다운로드할 수 있다.

ISBN 979-11-12-25340-8 발행일 2026. 8. 4. 펴낸곳 부크크(Bookk)
그녀들은 자기 삶을 그렸다 종이책 표지 (표지·책등·뒤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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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책등을 손끝으로 쓸어 넘기며 읽는 판형. 서문의 붉은 자작나무 표지를 그대로 손에 쥘 수 있다.

펴낸곳 부크크(Bookk) 주문제작(POD) 도서 정가·재고는 판매처에서 확인

지금, 이 책은

누구의 어머니, 누구의 아내이기 전에
먼저 화가였던 다섯 사람을 만나는 시간

그녀들은 자기 삶을 그렸다

그림 속에 담긴 한국 여성 화가의 목소리 · 전자책 · 종이책 동시 출간

지은이
류미선
펴낸곳
부크크(Bookk)
발행일
2026. 8. 4.
전자책 ISBN
979-11-12-25340-8
종이책
주문제작(POD)
구성
서문 · 5장